서울, <세계 부자 도시> 24위로 뚝… 승자독식 도시의 명암?

서울이 <세계 부자 도시> 순위에서 19위에서 24위로 급락했습니다. 헨리앤드파트너스가 발표한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은 상위 50개 도시 중 가장 큰 하락폭(▽5)을 기록했습니다. 보고서는 원화 가치 하락, 정치적 불안정성, 고액 자산가의 해외 유출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반면 뉴욕(1위)과 베이 에어리어(2위)는 여전히 최상위권을 지키며 미국 도시들의 강세가 이어졌습니다.

서울 순위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경제·정치적 요인에 있다고 보고서는 밝힙니다. 지난 1년간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 기준 자산 평가액이 감소했고, 고액 자산가들의 해외 이주 역시 많았습니다 (백만장자 1200명). 이러한 현상은 도시 경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의 이론으로도 일부 설명할 수 있습니다. 플로리다는 소수 슈퍼스타 도시에 부와 인재가 집중되는 <승자독식 도시론>을 제시했는데, 뉴욕과 베이 에어리어의 지속적 강세는 이를 뒷받침합니다. 베이 에어리어는 지난 10년간 백만장자가 98% 증가했고, 억만장자 수(82명)는 뉴욕(66명)보다 많습니다. 또한 플로리다는 성공한 도시들이 겪는 <신도시 위기>도 지적했는데, 이는 높은 생활비와 불평등 심화 같은 내부적 문제가 도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2025년 부자 도시 통계는 글로벌 부의 집중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도, 개별 도시의 경제·정치적 안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플로리다의 이론이 제시하듯, 장기적인 도시 발전을 위해서는 부의 집중뿐 아니라 포용적 성장과 안정적인 사회·경제 시스템 구축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2025 세계 부자 도시 통계

승자독식 도시론이란?

도시 경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가 제시한 이 이론은, 현대 글로벌 경제에서 소수의 '슈퍼스타 도시'들이 인재(특히 '창조 계급'), 자본, 혁신 능력, 그리고 막대한 부를 인구 규모에 비해 훨씬 더 많이 끌어모으는 현상을 설명합니다. 마치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이 수입의 대부분을 가져가듯, 소수의 도시가 세계 경제 성장의 과실을 독점적으로 향유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집적 효과는 해당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지만, 동시에 도시 간 그리고 도시 내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의 최상위권 도시들은 이러한 '승자독식' 현상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하락을 바라보는 도시학적 시선

서울의 순위 하락을 단순히 다른 도시들이 더 빨리 성장했기 때문(승자독식 경쟁의 결과)이라고만 해석하기에는 다소 비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보고서가 직접 언급한 원화 가치 하락이나 정치적 불안정성 같은 국내 특수 요인들이 단기적인 순위 변동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플로리다 교수가 후기에 제시한 '신도시 위기(The New Urban Crisis)' 관점을 적용해 볼 여지는 있습니다. 이 개념은 성공한 도시들이 오히려 높은 주거 비용, 극심한 소득 및 자산 불평등, 사회적·공간적 분리 심화 등 내부적인 문제에 직면하는 '성공의 역설'을 지적합니다. 서울이 겪고 있는 높은 부동산 가격, 가계 부채 문제, 자산 불평등 심화 등이 '신도시 위기'의 일부 징후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내부적 취약성이 이번 순위 하락의 배경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즉, 환율이나 정치 상황 같은 직접적인 요인 외에도, 도시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자산 가치나 투자 심리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부유층 수 감소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는 해석입니다.

결론적으로 서울의 사례는 글로벌 도시 경쟁이라는 큰 틀 속에서, 개별 도시가 가진 내부적인 경제 구조, 사회 문제, 정치적 안정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그 위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승자독식'의 화려함 이면에 가려진 도시의 취약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던져줍니다.